그룹명/영화....

[스크랩] [천일의 스캔들] 탐욕과 이기를 향한 전력질주

아침이슬처럼~~~ 2008. 4. 1. 09:04

 

 

헨리 8세와 앤 볼린의 이야기는, 영국 역사 속에서 대표적이라 할 만한 스캔들이었다. 헨리 8세는 여왕의 시녀였던 앤 볼린을 갖기 위해, 당시로써는 파격적이라 할 만한 '이혼'을 감행하기에 이르렀고 그 이혼으로 인해 교황청과 등을 져 이후 영국 국교회가 따로 성립되기에 이른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게 힘들게 가졌던 앤 볼린을 그는 단 천일만에 버린다. 그렇게 그녀가 죽은 후, 또 아이러니하게도 그녀의 딸 엘리자벳은 영국을 가장 번성시킨 엘리자베스 1세에 올라 영국을 통치한다.

 천일의 스캔들은, 이런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만들어 진 영화다. 왕을 갖기 위핸 두 자매의 질투와 탐욕. 그리고 그 권력을 갖기 위해, 가진 것을 잃지 않기 위해 움켜진 모든 것들을 휘둘러 버리는 인물들은 사실 모두 자신들만의 목표를 위해 전력을 다해 달릴 뿐이다.

 평범하고 조용한, 그리고 소박한 꿈을 꾸는 동생 메리와 야욕을 가진 언니 앤. 작위가 없는 집안에서 들어온 청혼을 아버지는 앤이 아닌 메리에게 수락토록 한다. 그를 조용히 받아들인 메리, 그 후 아들을 낳지 못하는 왕비에게서 마음이 멀어진 헨리 8세는 아들을 낳아줄 정부를 찾게 되고 앤은 왕의 마음을 사로잡으라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러나 앤의 실수로 인해, 왕은 앤을 미워하게 되고 결혼 한 메리에게 오히려 마음을 빼앗겨 버린다. 질투에 사로잡힌 앤은 메리에게서 결곡은 헨리 8세를 빼앗고, 그를 종용해 여왕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된다. 그러나 그녀의 야욕도 아들을 낳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어렵게 여왕의 자리에 오르지만, 결국 죽임을 당하고 그녀의 딸 엘리자벳은 훗날 영국의 번영을 이룬 엘리자베스 1세에 오른다.

 역사는 끊임없이 반전을 이룬다. 그리고 그 속에는 권력과 부를 향한 인물들의 탐욕과 이기가 항상 도사리고 있다. 어느 나라 건, 어느 시대건 힘에 대한 사람들의 갈구는 언제나 있어왔다. 그것이 권력의 중심일수록 더욱 더. 그리고 그 권력의 맛을 알아버린 곳일 수록 더욱.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던 동생 메리에게 왕을 뺏겨버린 앤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오로지 욕심을 이루는 데에만 급급하다. 종래에는 욕심의 노예가 되고, 스스로를 파멸로 이끌 고 만다. 앤을 사랑해야 할 헨리는 결혼까지 했던 메리를 갖고, 곧 흥미를 잃어 다시 앤을 갖고 싶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곧 앤에게서도 흥미를 잃고 만다.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자신의 탐욕을 위해 끊임없이 전력질주만을 한다. 다소 영화의 호흡이 숨이 찬다고 느껴지는 것은 바로 그래서다. 앤은 빼앗긴 왕의 환심을 사기 위해 전력질주를 하고, 헨리는 아들을 낳아줄 여자를 찾아 끊임 없이 전력질주한다. 앤의 아버지와 삼촌은 그녀들을 이용해 권력과 부를 쥐기 위해 전력질주하며, 심지어 자신의 의도와 상관 없이 그저 왕의 정부가 되어 버린 메리 조차도 프랑스에서 돌아온 앤에게 차가운 눈빛을 보낼 뿐이다.

 다소 뻔한 이야기, 권력을 향한 맹목적인 이들의 욕심은 그래서 이 영화가 2% 쯤 부족하다고 여겨지게 한다. 이야기는 밀도 있고, 끊임 없이 벌어지는 사건 들은 시선을 사로 잡기는 하지만 각 인물들의 내면을 들여다 보기에는 역부족이다. 인물들이 너무나 평면적이라고 해야할까. 영화의 시선은 그저 역사의 밖을 그저, �는 데에만 그치는 듯 보이는 이유는 그래서다.

출처 : Fermata
글쓴이 : 민경진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