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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밥그릇(인 효희)

아침이슬처럼~~~ 2009. 3. 12. 23:55

           아버지의 밥그릇 안효희




 

 

 

 

 




 

언 발, 이불 속으로 밀어 넣으면
봉분 같은 아버지 밥그릇이 쓰러졌다.


늦은 밤 발씻는 아버지 곁에서
부쩍 말라가는 정강이를 보며
나는 수건을 들고 서 있었다
.


아버지가 아랫목에 앉고서야
이불은 걷히고
사각종이 약을 펴듯
담요의 귀를 폈다.


계란부침 한 종지 환한 밥상에서
아버지는 언제나 밥을 남겼고
우리들이 나눠먹은 그 쌀밥은 달았다.


이제 아랫목이 없는 보일러방
홑이불 밑으로 발 밀어 넣으면
아버지, 그때 쓰러진 밥그릇으로
말없이 누워 계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