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일상에서....

친정 나들이..

아침이슬처럼~~~ 2014. 8. 13. 13:01

친정 엄마께 오랫만에 전화를 드렸다

허리 수술 하고 난뒤 부턴 일을 .. 쉬고 있는데..

항상 남편이 출근 하면서 말한다..

집에서 종일 뭐해?

가끔 엄마네  가보고... 전화도 자주 드리라고...

말이야 백번 지당한 말인데..

여전히 핑계 일순위가 내 몸이 아프단 것인데...이것도 ..

 가만 생각해 보면 습관적으로 내 밷는  말 같다

 나 사는 곳에서 친정까지 는 버스를 타면 한 시간 남짓한 아주 가까운 거리인데..

 항상 .. 그 넘의 귀차니즘 때문에...

오히려 직장 다닐땐 .. 휴일이 되면 자주 가보곤 했는데.

어째 일을 손에서 놓아버린뒤..

허탈감 비슷한 것 도 있고... 사실 몸도 ...  덜 따라 주곤 해서...

 

그냥... 슬 슬 공원에 나가서 걷기 운동 좀 하고...  오는게 다 .. 인데..

그렇다고 컴에 들어와서 글 을 열심히 올리는 것도 아니고...

 

여러모로.. 점점 나태해저 간다..

사실.. 요즘 들어서 다시 다리가 저리고 발바닥 이 시큰 거려서..

그것도 일조를 하는 셈이다..

그러나... 여전히 핑계일뿐이다

 

 

아침에 ..

남편이  뒷통수에다 대고 쓴소리를 한 탓도 있지만..

한번 전화 해 봐야지... 했던 참인데..

시켜서 .. 마지못해 전화 한 꼴이 되 버렸다..

 

엄마가... 말씀 하시길...

요즘 입맛이 없어서 통 밥을 못드신다 하신다..

팔순이 훌쩍 넘었고.. 지난 세월.. 여러번의 대 수술로 인하여

친정 엄마는 몸이 많이 망가지셨다

허리 수술도 하셨고.. 무릎 인공 관절 수술도 하셨고.. 5 년전에는

엄마도 위암 수술을 하셨었다..

위 암이란게... 왜 그리도 흔한 암이 되었는지...

그뒤론.. 노인네가.. 집밥을 마다 하셨다

워낙에 ..예전부터 입이 짧으셔서.. 외식 을 좋아하시곤 하셨는데..

위암 수술후엔 더 그러셨다

그럴수록  집에서  위에 좋은 음식으로... 챙겨 드셨어야 하는데...

딸들이 옆에 살아도... 며느리가 가까이 살아도

다들 즈이들 살기 바쁘고 힘들다는 이유로.. 제대로 챙겨드리는  인간이 없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네가 .. 뭘 그리 잘 하시겠는지... 에고..

 

전화 통화후... 친정 가서 ..두분 .. 점심이나 맛난거 사드리고 와야지... 하는 생각에

버스를 타고 친정에 갔었는데...

 

 

 친정 아버지께서  고무장갑을 끼신체 주방에서 일을 하고 계셨다

 

울 엄마가 젊은 시절엔 깔끔하고 부지런 하시고. 집안이 늘 정돈 되 있었고

음식도 참 감칠맛 나게 하셔서..  젊은 시절엔 다른집 음식은 아예 쳐다보지도 읺곤 했었는데..

요즘 엄마는... 힘에 부치시는지..

집안도 엉망이고..

음식도 간이 안맞게 하시고.. 주방 상태도 영 .. 아니었다..

 

하기사 거동 불편하신 노인네가..

며느리 수발 받으며 사실 연세인데...

혼자 하시려니.. 힘에 부치는것이 자명한일 아닌지... 에고..

 

친정 아버지께서 며칠전에  tv 홈쇼핑 에서 .. 주방 세제를 사셨는데..

뭐... 기름때.. 찌든때에 뿌려주기만 하고.. 닦기만 하면 된다는  세제를 사셔서

아마도.. 힘든일 못하는 엄마를 도와 주실 요량으로... 사셨나 본데..

 

광고는 그럴싸 하긴 했는데..

막상 써보니  티비 에서 보는것과 다소 차이가 있더라..

그래서.. 보니..

온통 주방의 살림도구들을 있는대로 꺼내놓으시고.. 싱크대  선반... 개수대... 천정... 가스레인지...

주방 바닥... 타일 .. 등등.. 그 독한 세제를 있는대로 다뿌려서..

온통,,, 주방 쪽은 폭풍 전야였다.. 아고고... 이게 뭔 일이람..

엄마는 쇼파에 앉아서 아버지 하시는 것을 쳐다보시면서

혀만 끌끌 차고....

아버지께선 .. 내 허리 걱정 하시며 관두라고 하셨는데....

그 광경을 보고.. 어찌 그냥 있겠는지..

 

할수 없이.. 기가 막히게 .. 절묘하게.. 시간 잘 맞춰서 .. 간 덕에..

일복 많은 나는 ..

아버지 손에 낀 장갑 빼서 내손에 끼고..

그냥 앉아 계시라고 한 다음...

일을 시작했다..

허리엔 복대를 차고 있었기에 다소 .. 무리가 있었지만... 할수 없는일..

너무 크게 일을 벌려놓으신 아버지를 원망할수도 없다

 

 

노인네가 엄마  힘들어 하시니까  당신 생각엔 .. 도와 주실 생각이신데 말이지요~~^^

 

한 두어시간... 싱크대 닦아내고 타일 닦고... 벽 닦고.. 바닥 쓸고 닦고..했더니

힘이 쫘악 빠졌다

키가 안닿아서 높은덴 의자 놓고 밟고 서서....

당첨 이벤트가 넘  좋은걸로 되어서... 말이지...

 

청소를 끝냈더니..  내 힘빠진 결과는 주방의 훤한 인물로 돌아왔다

 

그러고 나니  배도 고프고... 두 노인네들 모시고

막국수를 먹으러 갔다

 

평소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소 갈비를 사 드린다고 하니..

너무 더워서  싫으시단다..

며칠전에도 드셨다 하시면서...

그래서 시원한 냉면... 드시고 싶다 하시길래...  동네 에 나갔더니..

  엄마 친구분께서 얼마전에 드시고 맛있다고 추천해 주신  식당에 가자고 하신다..

강릉 경포대 현대 호텔.. 에 있는 막국수 집이 본점이라고 하고

고 정주영 회장께서 단골로 즐겨 드셨다는 메뉴라 한다

광고용으로  정주영씨 와 함께 한

사진도 붙여져 있었고 모든 재료는 그곳 본점 에서 공수해 온다고 한다..

 

엄마네 집 근처에 있는 식당은 체인점...

 

두 노인네..

참 맛있게도  두분이서 한 그릇  뚝딱 비우신다..

저녁에 드시라고... 메밀로 만든 만두 (엄마가 일일분 드셔보니 맛있다고 하시길래)

를 포장해서 사 드리고...

용돈 조금 드리고..

어젯밤 집에 늦게 왔는데...

 

그 여파인지..

오늘은 영 .. 지내기가 힘들다..  어깨와 팔도 쑤시고..

허리에 무리가 갔는지.. 영 펴질 못하겠다..

오늘..내내 해바라기는 .. 아직도 끙끙 대고 있다는... ㅎㅎ

 

그런데... 몸은 좀 .. 힘들지만.. 마음은 .. 영 .. 편안하다

 

에고... 자주 찾아뵈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