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슬처럼~~~ 2006. 1. 6. 14:54

가끔씩... 비가 내리고 ..그치고 하기를 반복하는..
그래서 늘 눅눅하고 습도가 높은
요즘 날씨가 견디기 힘들어 진다
종일 기분이 다운이 되어서리....
스트레스만 쌓이고.일도 능률이 오르지 않고
자연스럽게.랑이와도 으르릉 거리게 되고..^^
하는일도 잘 안풀리고..

지구촌 곳곳에서 들려오는 안좋은 사건들은
더욱 마음을 움츠리게 되고...
여름철의..이런 우기를 참 싫어하는 나로서는
얼른 이 여름이 지나갔으면 하고
바라고만 있다
이제 시작인데... 아직 본격적인 더위는  시작도 안했는데..
나는 벌써부터
몸과 마음이 지쳐가고 있다
아이러니 하게도
한편으론 한여름밤 풀섶에서 들리는 이름모를 풀벌레
소리와 논둑에서 우는 개구리 울음소리가
마냥 정겹게 들리는것은
설명할수 없는 또 하나의 진실이지...

 

오랫만에 산행을 했다
전날밤..
청계산으로 장소는 미리 정해놓은뒤..^^
오후에 비가 올거라는 일기예보를 접한 상태였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오후의 일이고...^^
이른아침  휴일의 단잠을 뿌리치고 일찍 일어나서
서둘러  남편과 함께 대 청소를 하고
빨랫감을 일단 세탁기에 넣어두고...
커피도 끓여서 보온병에 담고,
풋고추 몇개와 밥도 준비하고,
냉동실에 미리 얼려놓은 물도 가방에 담고,
등산복을 입고,
발걸음도 가볍게 ...차에 올랐다
이제...
계절은 완연한 푸른 세계 였다
차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모든것들이
다시 고개를 돌려 뒤돌아 보게끔 ..환상적이었고
온통 초록으로 물든 모든 사물들은
나 자신까지 초록빛깔로 물들여 가고 있었다
최근의 우중충한 내마음이..
말끔히 씻기우는 느낌으로........

비교적 집에서 가까운 거리라 그런지
별 막힘없이... 빨리 도착했다
산 입구엔..주차해 놓은 차들로 인해
대형 주차장을 방불케 했지만
간신히 비집고 들어가... 한군데 작당한 장소를 찾아
일단 차는 주차를 끝냈다
이제..강행군만..남았는데..
비를 몰고오는 바람이 제법 시원스레 불고 있어서
그다지 더운 날씨는 아니었고
오히려 선선한 느낌마져 들었지만
일단 산을 오르기 시작 하니까
이건...장난이 아니다
이젠.. 산행을 시작한지도 2년이 되어가는데..
아직도 나무늘보처럼 .느리기만 하다
내 짝꿍.. 랑이는 다람쥐 같이 빠르기만 하는데...
이런! 젠장!!!!
같이 갔으면 손이라도 잡아주면서
좀 끌어주면 어디 덧나나?
그래도..힘은 넘치게 남아도는 사람인지라..ㅎㅎ
무거운 배낭을 혼자 짊어지고
나는 빈손으로 지팡이만 달랑들고
쫄랑거리며 쫒아가는데...
혼자서 사뿐 사뿐 다람쥐 같이 재빠르게 올라가다가
진짜 다람쥐를 만났다 ^^
거짓말 조금 보태면..^^ 손가락 굵기만하고
길이는 장어정도는 될것같은
엄청난 크기의 지렁이도 나타났다
고추잠자리와 나비는  왜 또 그리도 많은지...
자연의 온갖 경이로움을 제대로 느끼면서
이수봉을 지나..다시 만장대 정상까지 오르고 나니
마지막 정상에선 깍아지른듯한 암벽  비슷한
큰 바위위에..줄을 타고 올라갔다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순간...
하늘아래 첫자리에 선 기분...
아득하게 아래로.. 산허리를 휘감아 도는 물안개와 어우러져
바람이 부니 한데 믹서되어
시원한 샤워 바람이 분다..ㅎㅎㅎ

그바람을 마주 하고서..
집채만한 큰 바위에 자리를 한뒤
가져간 따끈한 커피한잔을 하고..(햐~~ 죽이지..!)
그냥 아무반찬 없지만
(자연의 아름다움이라는  가장 맛있는 반찬이 있기는 했지..)
풋고추에 된장을 찎어서 찬밥을 먹는맛..(이것도 죽인다)
나..오늘 여러번 죽네..ㅋㅋㅋㅋ

하산을 하려니.. 조금은 아쉬웠지만
다음을 기약하고
산을 내려왔다
산행으로 지친 심신을 초저녁 잠으로 때우고 있을동안
남편은 아침에 세탁기에 넣어둔 빨래도 하고
베란다 물청소도 하고 화분에 물도 주고..
열심히 멸공봉사를 하고 있더라..ㅎㅎㅎ
그 덕에..
지금 ..이시간엔  나는 올빼미로 돌아와 있고
울 랑이는 오토바이 시동을 걸며
꿈나라 여행이 한창이다  ㅋㅋㅋㅋㅋ


 2004 /7 / 해바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