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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니아 연대기/ 반지의 제왕

아침이슬처럼~~~ 2006. 1. 17. 15:03
‘나니아’와 ‘반지의 제왕’은 쌍둥이?
나니아 연대기 vs 반지의 제왕
판타지의 양대 산맥으로 뉴질랜드 출신 감독에 뉴질랜드서 촬영, 특수 효과팀과 같아
`나니아` 美 개봉 3일 만에 671억원 수입, `반지의 제왕` 이어 12월 개봉작중 역대 2위

▲ `나니아 연대기`
‘반지의 제왕’(The Lord of the Rings)과 함께 20세기 판타지 문학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나니아 연대기’(The Chronicles of Narnia)가 2005년 12월 29일 영화로서 한국에 상륙했다. 작품 제목은 ‘나니아 연대기-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으로 전체 7편 중 2편에 해당되며, 시리즈 중 가장 먼저 쓰인 것이다.

국내 첫 주말 흥행스코어를 살펴보면 일단 연착륙 성공으로 평가할 수 있다. 전국 291개 스크린을 통해 96만1806명을 동원한 것이다. 서울만 따져보면 80개 스크린에서 15만7036명을 동원해 1위를 차지했다.

미국에서의 성공과 비교하면 흥행여부를 놓고 아직 섣부른 판단을 할 단계는 아니다. 미국에서는 2005년 12월 9일 개봉했는데, 3주 동안 1위 자리를 고수했던 ‘해리포터와 불의 잔’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2005년 12월 9일부터 11일까지 주말 사흘 동안 북미 전역 3616개 스크린에서 6710만달러(약 671억원)의 수입을 기록했다. ‘해리포터와 불의 잔’은 ‘나니아 연대기’보다 많은 3728개 스크린을 유지했음에도 불구하고 1032만달러(약 103억원) 수입에 그쳐 3위로 내려앉았다.

‘나니아 연대기’의 개봉 스코어인 6710만달러는 2003년 12월 개봉해서 7260만달러(약 726억원)를 기록한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에 이어 할리우드 12월 개봉작 중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것이다. 참고로 ‘반지의 제왕’ 시리즈 1편 ‘반지원정대’는 4720만달러를 기록했고, 2편 ‘두 개의 탑’은 62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 `나니아 연대기`의 아슬란(왼쪽)
개봉 4주차에 ‘킹콩’을 누르고 다시 1위에 오른 ‘나니아 연대기’는 2006년 1월 2일까지 2억2500만달러(약 2250억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3년6개월 동안 제작비 1억5000만달러(약 1500억원)를 들여 만들었는데, 개봉 한 달도 안돼 제작비를 뽑고 벌써 순익 챙기기에 들어간 것이다. 이같이 미국에서 더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영미권에서‘나니아 연대기’가 초등학교 교과서처럼 어린이들의 ‘필독서’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같은 흥행에 탄력을 받아 2006년 겨울 개봉을 목표로 시나리오 작업 중인 ‘나니아 연대기’의 두 번째 작품 ‘캐스피언 왕자’ 제작이 활기를 띠고 있다. ‘나니아 연대기’ 일곱 편은 매년 겨울에 한 편씩 개봉할 예정이다.

‘나니아 연대기’의 감독은 애니메이션 ‘슈렉’으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뉴질랜드 출신의 앤드류 애덤슨이다. 이번 작품은 그의 실사영화 데뷔작이기도 하다. 그는 “5년 전만 해도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없었는데 지금은 기술의 발전으로 가능하다”면서 “켄타우로스, 미노타우로스, 거인, 난쟁이 등은 컴퓨터 그래픽과 특수분장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원작이 나오고 50년 동안 수차례 영화화가 계획된 적이 있지만 기술이 따라주지 못해서 제작 못했다는 것이다.

▲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
이 영화의 공동제작은 원작자 C.S. 루이스의 양아들 더글러스 그레샴이 맡았다. 그는 소설가 조이 데이비드만과 윌리엄 그레샴의 아들이자 루이스의 양아들이다. 어머니 조이가 아버지 윌리엄과 이혼하고 1956년 루이스와 재혼한 것이다. 1960년 어머니가 암으로 사망한 후에도 더글러스는 3년 뒤 루이스가 죽을 때까지 함께 살았다. 그는 1967년 결혼해서 호주에 살고 있으며 한국인 아이를 입양해 키우고 있다.

영화 ‘나니아 연대기’는 원작과 마찬가지로 영화 ‘반지의 제왕’ 3부작과 비교된다. 물론 세 편을 가지고 세계적으로 28억8000만달러(약 2조8800억원·1편 8억6000만달러, 2편 9억2000만달러, 3편 11억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렸고, 아카데미상을 17개(1편 4개, 2편 2개, 3편 11개) 수상했으며, 국내에서 1520만명(1편 400만명, 2편 520만명, 3편 600만명) 정도의 관객을 동원한 ‘반지의 제왕’이기에 아직 섣부른 비교를 하기는 어렵지만 말이다. ‘반지의 제왕’ 3부작에 들어간 제작비는 총 2억8100만달러(약 2810억원)로 세 편을 한꺼번에 제작했고 2001, 2002, 2003년 겨울에 잇따라 개봉했다.

감독 피터 잭슨은 이 시리즈 덕분으로 개런티가 2000만달러(약 200억원)까지 뛰어올랐다. 그의 최신작 ‘킹콩’(2005년 12월 14일 개봉)은 국내에서도 관객 300만명을 넘기며 흥행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특히 피터 잭슨의 ‘반지의 제왕’ 3편 ‘왕의 귀환’은 2004년 제7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요 11개 부문을 수상했는데 이는 감독상과 작품상 등 후보에 오른 11개 부문 모두를 수상한 것으로 1959년 ‘벤허’, 1997년 ‘타이타닉’이 세운 역대 아카데미영화상 최다수상과 같은 기록이다. 또 ‘왕의 귀환’은 2004년 영국아카데미에서 1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돼서 작품상, 관객상, 각색상, 시각효과상, 촬영상 등 5개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는데, 작품상의 경우 1편 ‘반지 원정대’에 이은 두 번째였고 일반 관객의 투표에 의해 결정되는 관객상은 3년 연속 수상한 것이다.

‘반지의 제왕’과 ‘나니아 연대기’의 인연은 무엇보다 판타지 영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특수효과를 담당한 사람들이 같다는 점에서도 찾을 수 있다. ‘나니아 연대기’의 시각효과는 ‘반지의 제왕’의 딘 라이트가 담당했고, ‘반지의 제왕’ 등으로 아카데미상을 4개 수상한 뉴질랜드 ‘웨타 워크숍’의 리처드 테일러가 ‘나니아 연대기’의 컴퓨터그래픽을 맡았다.

이들이 가장 심혈을 기울인 것은 역시 주인공격의 캐릭터 ‘아슬란’과 ‘골룸’이었다. 털끝 하나까지 살아움직이는 듯한 사자 아슬란은 딘 라이트가 컴퓨터그래픽을 통해 2년간 700장이 넘는 영상특수효과 컷으로 만들어냈다. 이와 함께 얼굴은 사람이고 다리는 염소인 툼누스, 반인반마 켄타우로스 등도 탄생했고, 작품의 하이라이트인 마지막 전투 장면에서는 2만종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 `반지의 제왕`의 골룸
‘골룸’은 ‘반지의 제왕’의 피터 잭슨 감독이 가장 공을 쏟은 캐릭터다. 미국의 ‘엔터테인먼트 위클리’가 최고의 컴퓨터그래픽 스타로 선정한 골룸은 300개가 넘는 근육과 250여가지의 표정을 지녔다.

‘반지의 제왕’과 ‘나니아 연대기’는 특수효과팀말고도 촬영지와 감독의 국적이 같다는 인연이 있다. 두 작품 모두 뉴질랜드에서 촬영했고 앤드류 애덤슨, 피터 잭슨은 둘 다 뉴질랜드 출신이다.

하지만 비교적 안정적인 스타트를 보인 ‘나니아 연대기’가 ‘반지의 제왕’처럼 흥행을 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첫 번째는 눈높이가 어린이에게 맞춰져 있어 성인 관객을 어떻게 더 끌어들일 수 있는가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기독교적인 상징이 너무 강하다는 것이며, 세 번째는 ‘킹콩’ ‘태풍’ ‘왕의 남자’ 등 인기작들과의 경쟁 속에서 지금과 같은 스크린 수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서일호 주간조선 기자(ihse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