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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년 전 사건으로 기소된 80대 독일 노인(나치전범)
아침이슬처럼~~~
2006. 2. 22. 11:31
62년 전 사건으로 기소된 80대 독일 노인 | ||||
[오마이뉴스 정대성 기자] 최근
독일의 슈투트가르트 검찰은 84살 먹은 노인을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고령의 노인이 어떤 끔찍한 일을 저지른
것일까? 피고의 혐의는 무려 62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간다. 2차대전의 종전이 임박했던 1944년, 당시 22살의 나치 병사였던 피고는 이탈리아의 한 도시에서 20명의 민간인 총살을 지시하고 감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무고한 민간인 살해는 이탈리아 빨치산에 사살된 독일 병사 2명에 대한 복수의 일환이었다. 약 2백 명의 민간인이 살해된 그 복수극의 다른 주요한 용의자는 이미 사망했고, 84살 먹은 왕년의 나치 병사가 이제 법정에 세워지게 된 것이다. 게다가 슈투트가르트 검찰은 지난 3년간 그와 유사한 다른 사건도 수사하고 있다. 1944년 나치 군대가 역시 이탈리아의 한 산악 마을에서 560명을 학살한 사건으로, 15명의 용의자가 수사대상에 올라 있다. 이 사건과 관련된 당시 나치 친위대 대원 10명이 이미 이탈리아 군사법정의 궐석 재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지만, 독일이 신병을 인도하지 않아 실형을 살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제 독일 검찰의 수사 결과에 따라 그 학살자들에게 책임을 물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 독일 검찰의 이런 행보는 2차대전 당시의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호도와 망언을 여실히 목도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그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독일의 '과거청산'도 완벽하지는 않았다. 나치 수뇌부에 대한 철저한 재판 및 처벌과 달리 하급자들이나 나치 부역자들의 심판은 상대적으로 허술했고, 종전 후 적지 않은 나치 경력자들이 별탈 없이 다시 사회로 복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일의 과거사 반성과 청산 의지는 이번 사건에서 드러나듯 자발적이고도 지속적이다. 자국의 어두운 역사를 변명하거나 덮어두고 싶은 유혹은 어쩌면 인지상정일텐데, 독일은 여전히 과거사를 반성하고 나치 치하에서 고통받은 사람들에 대한 보상을 그치지 않고 있을 뿐더러, 60여 년 전의 나치 학살자를 법정에 세우는 일까지 마다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정대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