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 ......
과거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오늘의 버거운 현실이 빚어진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박하사탕의 주인공처럼 외쳐보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힐 것이다. 특히 현재의 삶이 절망적일 때 사람들은 문득 자신이 무심코 지나쳤던 어린 시절, 그 ‘가능성’의 시기로 되돌아가기를 갈구하게 된다. 만약 그렇게만 된다면 최소한 현재보다 나은 삶을 살게 될 것이라 기대하며... 그러나 그게 어디 가능한 일인가.
그런데, 그런데 만약. 그런 능력을 가진 누군가가 있다면? 영화 <나비효과>는 바로 그 ‘과거회귀를 통한 인생의 항로 바꾸기를 시도하는’ 한 인간의 본성적 욕망을 소재로 한 영화다.
그러나 <나비효과>는 단순한 공상과학영화가 아니다. 다분히 공상적인 소재를 가졌지만 영화의
내러티브는 기존의 SFX와 확연하게 구분된다. <나비효과>는 우선 ‘시간여행’이라는 소재를 과학적 상상의 산물이 아닌 심리적 상상의
영역에서 다루고 있다. 둘째 공상적 환상성에 기댄 상황전개 대신 지극히 현실적인 서사구조를 가진 영화다. 셋째 결과물에 주목하던 기존의 과학적
태도에서 사건과 현상의 원인에 주목하는 과학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차용한 영화다.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주인공 에반(애쉬튼 커처 분)은 어린 시절 해리성 기억상실증에 시달린다. 아들의 기억력
감퇴를 우려한 어머니는 그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정신과 치료를 받게 하는 한편 매일매일 겪은 일을 꼼꼼하게 기록(일기쓰기)하게 한다.
대학생이 된 에반은 어느 날, 예전의 일기를 꺼내 읽다가 자신에게 엄청나고도 특별한 능력, 즉 일기장을 통해 시·공간의 이동 통로를
넘나들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후 에반은 암울하고 답답한 그림자처럼 자신을 따라다니던 어린 시절의 기억들을 지우기 위해
시간여행에 나선다. 과거로 돌아간 그는 미치도록 지워버리고 싶은 기억, 어린 시절의 상처 때문에 암울한 현실을 살고 있는 첫사랑 켈리와의
돌이키고 싶은 과거, 그리고 사랑하는 친구들에게 닥친 끔찍한 불행들을 고쳐 나간다. 그러나 과거를 바꿀수록 현실은 더욱 충격적인 상황에 맞닥뜨릴
뿐이다.”
지금까지는 영화 <나비효과>에 대한 지극히 평범한 요약이자 개괄일 뿐이다. 그러나 이것으로 막강 블록버스터들을 누르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이 영화를 제대로 소개했다고 보긴 힘들다.
이 영화의 진정한 맛과 의미는 따로 있다. 그것은 바로 새로운 과학적 패러다임 즉 ‘카오스이론’을 영화의 기둥으로 삼아 사람들의 지적 호기심을 유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영화는 카오스이론이 우리의 인생에 대입되었을 때 그 파장은 실로 엄청난 상상력을 불러 올 것임을 확인시켜 준다. 하여 영화를 보는 동안 관객들은 저마다 자신의 과거의 어느 때로 되돌아가 상상 속에서나마 새로운 선택을 통해 다른 삶을 살도록 유도해주고 있는 셈이다. 이 얼마나 황홀한 경험인가. 그것이 바로 그토록 많은 사람이 이 영화에 열광하게 되는 진정한 이유인 것이다.
한마디로 <나비효과>는 애초의 의도대로 ‘나비효과’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참고, '나비효과(The Butterfly Effect)' 란?
'나비효과'는 중국 북경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 뉴욕에서 허리케인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이론. 미국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Edward Lorentz)가 1961년 기상관측을 하다가 생각해낸 이 원리는 카오스 이론으로 발전해 여러 학문 연구에 쓰이고 있다. 즉, 작은 변화가 결과적으로 엄청난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의미를 뜻한다.
기상을 예로 들어 설명하자면 '나비효과'란 중국 북경에서 나비의 날갯짓 같은 작은 변화가 대기에 영향을 주고, 또 이 영향이 시간이 지날수록 증폭되어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는 미국 뉴욕을 강타하는 허리케인과 같은 엄청난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말한다. 즉, '나비효과'는 만약 이 나비가 가만히 꽃에 앉아 있었다면 허리케인이 뉴욕을 지나는 일은 없었을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처럼 카오스는 스스로 불규칙하게 변화할 뿐만 아니라 '나비효과'와 같이 작은 차이가 엄청난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이를 장기적으로 예측할 수 없다. 카오스의 변덕스러운 성질과 카오스 속에 숨겨진 '나비효과' 때문에 한 달 후, 또는 일년 후의 일기예보는 거의 불가능한 것이다.
오늘날 세계화 시대에서 '나비효과'는 더욱 강한 파급력을 갖는다. 디지털과 매스컴 혁명으로 정보의 흐름이 매우 빨라지면서 지구촌 한 구석의
미세한 변화가 순식간에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것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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