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산행후기.....

눈 덮힌 수락산

아침이슬처럼~~~ 2006. 12. 14. 10:50

 

 

지난 추석때 부터 시작된 감기가 이젠 아예 만성이 되어서  아직도 낫질 않고  있었다

벌써 석달째 되어 가는데...

무슨놈의 감기가 이리도 질긴지...

남편은 나를 보고 혀를 끌끌 찬다

병원에도 안가면서 낫길 바라냐고...

나는 참 이상하게도 병원 에 가는걸 싫어 해서

여간 해선 병원에 안가는데...

다들 하는 소리가 흥.. 견딜만 하니까 안가는거지....

 

견딜만 해서가 아니라

밤에 잠도 못이룰만치 심하게 기침을 해대면서도 병원에 안가는 이유는..

글쎄 ? 내가 생각해도 모른다

 

요즘은 산행을 시작해서인지

차가운 겨울산의 정기가 고스란히 내 몸속으로 들어와 더 그런것 같다

최근들어  눈에 띄게 더 나오기 시작하는 중년 아줌마의 뱃살에 쇼크를 받아

직장 동료와 산을 오르기 시작 했는데..

요 며칠 더 심해진 감기도 아랑곳 하지 않은채

며칠전 휴일엔  수락산엘 갔다

날씨는 그리 차갑진 않았지만

그래도 겨울산이라 옷을 단단하게 입으라는 남편의 충고도 무시한채

청바지에 가벼운 점퍼 차림으로 자동차에 몸을 실었는데...

그 가을..

지난  가을의 그 풍요롭던 들판도 열정적으로 타오르던 산도

이젠 빛바랜 모습으로 퇴색 되어 가고있었다

그래도 자연이란 매 다른 모습으로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법

겨울은 그 나름대로의 법칙에 의해 충분히 아름다웠다

 

수락산...

물이 떨어지는 산이라 해서 붙여졌다는 유래가 있다

금류동 ..은류동..옥류동...으로 나뉘어져 있고..

 

그래서 인지 수락산은 늘 젖어 있었다

매번 갈때마다 느낀점은 산은 항상 젖어 있어서

낙엽과 함께 밟으면 상당히 미끄럽다는...

늘 젖어 있는 수락산... 물이 많은 수락산...

나는 늘 생각하길

수락산을 참  만만하게 보고 있던차..

오르기가 비교적 수월하고 그리 가파르지 않아서

완만하게 오르곤 했다

 

 

 

 산입구부터 늘어선 주막집이 눈에 거슬렸지만 늘 이런곳이라 뭐....

 

적당히 포근한 날씨탓에 심히 날씨를 만만히 보고

가벼운 옷차림을 한것 까진 좋은데...

산 중간쯤 오르니까

녹지 않은 눈이 드러난다

절경이다..

탄성을 질렀다

오를수록  산은 눈덮힌 그대로의 모습으로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올라가기가 힘들고 ..밧줄에 의지하고 동동 매달리다 시피 하느라 팔도 저리고..

여기저기서 비명을 질러댄다

다들 미끄러지고 넘어지느라....

 

수락산을 가본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정상을 오르기위해선

반드시 거쳐야 하는 좁은 협곡 오르기...

꽁꽁 언 그 좁은 계곡을 간신히 밧줄에 의지한채..

어찌어찌 해서 ..남편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정상까지 오르는데 성공...

 

아  산 아래 펼쳐지는 그 장관 ..시원함...

사람들은 이런맛에 산을 오르나 보다

산 정상에서 사진을 찎으려고 했는데.. 너무 사람들이 많아서 포기했다

 

이젠 하산을 해야 하는데...

오르긴 했지만 내려갈일이 까마득 하다

다시 밧줄에 매달려서 내 몸은 흡사 케이블 카가 되 버린듯

동동 매달려져서 ...ㅋㅎ~~

사람들이 킥킥 대고...

그래도 참 재미있엇다

 

눈덮힌 수락산은  너무 아름다워서 그런 모든것도

다 추억이 될수 있을터..

다람쥐같은 산 사나이 남편도 어쩔수 없는것인지

앞장서 내려가다가 그만 쭈욱 미끄러지다

누가누구랄것도 없이 다들 넘어지고 미끄러지고 하니까

남들보고 웃을 것도 없는지라..

나도 그만 쭈욱 ...했다 ㅋ

 

 

 

 그날의 후유증은 아직도 남아 잇어서 지금도 팔이 아프고 겨드랑이 가 쑤시는데...

그래도 이번주 다시 산행 일지를 잡아놓고 있는데...ㅎㅎ

이번엔 남한산성을 가 볼까  생각하지만 그날의 상황에 따라 바뀔수 있다는..

 

겨울산.. 힘들지만 그만큼  성취감도 있고 위험하지만 재미도 있어서

추억거리는 충분하지 않을까?..

건강도 덤으로 챙기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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