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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오랫만에 산행을 했다
지난 한해 동안은 휴일이면 으례히 산에 오르는게 관례처럼..
일상이 되어서 늘 산과 가까이 지냈었는데...
작년 가을.. 지리산을 마지막으로
올해는 한번도 산엔 가지 못했다
정초부터 아들녀석의 입원과..
시아버님의 병환과...
봄에는 소매치기에게 당했던 기억과.....
여러가지 복잡한것이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해서
사실 마음의 여유가 없었는지라
산엘 간다는것이 마음먹은대로 되질 않았고...
그러다 보니 이제껏 산에는 전혀 신경을 써질 못했다
어제..
이른아침부터 선선한 바람이 자꾸만 마음을 자극해서
남편에게 산에 가자고 말했더니
그도 오랫만에 한번 가 볼까?.. 하더니 우리는 의기 투합해서
집에서 비교적 가까운 산을 정해서 가기로 했다
검단산...
우리집에서 자동차로 20여분만 가면 되는곳에 위치해 있어서
작년 한해동안 가장 많이 갔던 산중의 하나였다
부지런히 커피를 끓여서 보온병에 닫고
냉동실에서 생수 얼려놓은것 하고... 김밥 두어줄 ...
오이 두개...그리고 이미 가방속에 들어있었던 자잘한 도구들.. 과 함께
꽤 무거운 배낭을 덩치좋고 힘좋은 남편에게 짊어지게 하고는
나는 지팡이 하나만 달랑 든채 ~~^^*
자동차에 올랐는데..
오랫만의 산행이라 그런지 기분도 좋았고
산행을 하기엔 태양이 높아서 조금 덥긴 했지만
그런대로 선선했다
차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들은
이미 초록은 조금씩... 퇴화되어
다른계절을 맞이할 준비를 서서히 하고 있었고...
에니매이션 고교 근처.. 검단산 입구에 차를 주차해 놓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 가파른 산은 아니어서 ..오를때마다 쉽게 생각했던 산이었는데...
일년만에 오르려니..
쉽지가 않았다
그 사이에 벌써 무디어져 있었던 것이다
더군다나.. 요즘은 운동도 전혀 하지않은터라
초장부터 입에서 거친 숨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숨을 헐떡이며.. 산을 오르는데...
심장은 가파르게 뛰고 다리는 후들거려서
땀이 비오듯 하고 있었는데....
바위계곡능선을 넘어갈땐..내 숏다리가 말할수 없이 떨려서
손에는 땀이 축축히 베여 있었다
가파른 절벽같은 느낌의..
밧줄을 잡고 능선을 오를떈 다리도 많이 떨리고
주변 풍경을 의식도 하지 못했는데...
아무리 힘들어도 산을 오를때면 꼭 정상까지 오르는 고집이 있는 나로선
중도포기란 있을수 었었다
그저... 일년동안 편하게 다리를 쉬게했던 내 게으름을 탓할뿐..
기어가다시피 하면서...
드디어 정상...
시원한 시야가... 한눈에 들어온다
탁 트인 조망아래 멀리 펼쳐져 있는 서울과 하남시..그리고 내가 사는 광주
조정 경기장 ..팔당... 모든것을 한눈에 조망할수 있었는데...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이런맛에 산을 오르는거지...
산 정상에는 막걸리와 아이스크림을 팔고 있었는데...
모두들 정상까지 오르느라 기진맥진해 있었고 무엇보다 목이타서..
남편이 아이스 크림을 사줄까?... 하는데.
나는... 싫어! 나 막걸리 먹을래... 그랬다
산위에서.. 마시는 시원한 한잔의 막걸리는
짜릿하게 식도를 타고.. 위를 채우는데..
어찌나 시원하고.. 달큰한것이.. 갈증을 단번에 날려버리는것이었다
(에구..나 아무래도 주당인것 같다..ㅋㅋ)
남편은 운전을 해야 한다며 절대로 술을 먹지 않았다
사실..평소엔 술을 무척 즐기는 매니아이지만 운전대를 잡을떈
절대로 단 한모금도 하지 않는다는게 철칙인 남편이다
그런점에선 참 이쁘다 ^^
적당한 자리를 잡아
남편과 나는 가져간 김밥과 커피를 맛있게 먹고는
그렇게 산 아래 펄쳐진 경이로운 경치를 한참을 즐기고
산을 내려오는데...
그때부터 몸의 이상을 느꼈다
갑자기 콧물이 나오고 주변의 작은 변화에도 민감해져서
연신 재채기를 해대고... 몸이 으슬거리기 시각 했다
아마도 생각컨데...
일년동안 쉬게 했던 몸을 ..갑자기 움직이게 해서 쉬이 피로가 몰려왔는데
거기에다 막걸리 한잔한것이 주효한것인지..
갑자기 몸이 느슨해지고 기운이 없어진 것이다
맥이 탁 풀려서 다리가 꼬일듯... 가파르게 내려오는길은
올라갈때보다 더 힘들어져서
내내 부들부들 떨렸는데...
집에 와서는 본격적으로 재채기를 하더니...
저녁식사때...
남편이 아까 낮에 산에서 하지 못했던 술에 대한 미련 때문인지..아니면
그냥 갑자기 한잔이 생각났는지...
작년봄 시골에서 딴 매실로 담근 매실주를 꺼내더니
같이 한잔 하자고 제안했다
조금 귀찮긴 하지만..
냉동실에 남아있었던 삼겹살과 오징어를 꺼내어서 간단하게 안주를 만든뒤 (오삼 불고기)
에라 모르겠다... 서너잔 하고 말았더니...
밤에는 잠도 못잘 정도로 숨도 막히고 재채기 눈물 콧물이 범벅인채...
늦은밤이고 더구나 휴일인지라 약국에도 못가고...미쳤지...
약 넣어두는 상비약 통을 열어 찾아보니 다행스럽게 해당하는 약이 있길래
한알먹고.... 그냥 나락으로 떨어졌는데...
오늘 아침.. 끙끙 대며 영 몸의 기능이 정상이 아님을 느꼈다
비실거리며 일어나려 해도... 영...
할수없이 출근못한다고 회사에 전화하고 난뒤...
내내 누워만 있었던 하루...
저녁무렵에야 비실거리며 일어나서....
습관적으로 컴에 들어와 보지만... 아직도 비몽사몽인것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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