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2일 토요일.. 요즘은 주 5일 근무제가 시행되어서 남편이나 나나 주말 시간이 많아서 제법 여유가 생겼다 전 전날.. 4월 20일은 결혼 기념일이었다 별다른 선물은 돈이 없어서.. 특별한 이벤트는 시간이 없어서.. ..란 핑계를 대면서 작은 화분 두개만 달랑 앵겨주고 말았던 남편에게 은근히 부아는 좀 나 있었던 참 뻔한 상황을 보고 있는터라 달리 항변을 못하고 그냥 넘어가려는 차에... 남편이 새벽녘에 tv를 보면서 갑자기 제안을 해 왔다 여행을 떠나자는.. 푸른 언덕에....배낭을 매고 ..황금빛 태양....은 비추어 주지 않았지만 이 절호의 기회를 마다할 수는 없는것
서둘러 작은 소동을 일으키며(흥분) 가방을 챙겼다 보온병에 .. 헤이즐넷 커피 하나 가득 끓여 담고 가벼운 청바지에.. 아들녀석 이 잘 쓰는 챙달린 예쁜 모자를 쓰고 차에 올랐는데... 요즘.. 서해안은 실치회가 한창이라는데...서해안으로 가서 실치회 도 먹고.. 그쪽 해안을 누벼보자는 뜻밖의 제안에.. 실치회가 뭔지도 모른체 어린아이마냥 팔짝 거리며 발걸음도 상큼하게 차에 올랐다
ㅎㅎ멋진 서해대교를 지나 저 충청도 쪽.. ..지난겨울 다녀왔던 서해안으로 차를 몰았다.. 황사가 불었지만 뭐 그까이꺼.. ㅎㅎ 대수롭지도 않다 모자를 푹 눌러쓰고(아들녀석 모자를 빌려 쓰고..) 당진에 도착 하니 탁 트인 바다가 눈앞에 펼쳐진다
장고 항. .끝이 없을것 같은 방조제를 ;따라 길게 이어진 해안도로 길옆으로 유채꽃들이 끝도 없이 피어있었고 남의 눈 의식하지 않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 싱싱한 연인들 틈에 끼어 다 늙은 이 중년의 아줌마도 남의 눈 흘낏 흘낏 의식하며 몇장의 사진을 찍었다 ^^ 유채꽃을 배경으로.. 바다를 배경으로.. 방파제위에서ㄴ 바람이 너무 불어서 날아갈뻔 했다 ^^ 울 남편.. 나만 찍어주곤 지는 절대로 안 찍는다... 이그~~ 추억을 몇컷 카메라에 담고 바다를 배경으로 한 멋진 전경도 구경하고...나서
아침에 tv에서 보아 두었다는 실치회를 먹기위해 주변에 즐비하게 늘어선 식당 한곳을 찾아 들어가니 만원사례.. 간신히 비집고 들어가 앉았는데.. 비교적 맑았던 하늘에 검은 먹구름이 갑자기 몰려온다 식당에 들어섬과 동시에 여름날 소나기를 연상케 하는 비가 쏟아지기 시작 했다
바다엔 배들이 떠 있고.. 갈매기가 먹이를 찾아 날아다니고.. 비는 기분좋게 내리고.... 비가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물안개가 멀리 보이는 산자락에 걸처져 있고.. 창가쪽에 앉아서 비내리는 운치 만점의 바닷가 풍경에 넋을 잃고 있을즈음 주문한 실치회가 나왔는데... 이게 뭐람.. 뭐이렇게 생겨먹은게 있담!..맙소사.. 자잘한 실치회..(뱅어).. 맛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단 한점도 젓가락이 가질 않았다 남편은 맛있다고 잘만 먹는데.. 뭔가가 자꾸만 연상 되어서.. 절대로 손이 가질 않는거...이그.. (생뱅어 라는데.. 아시는 분은 아실것이리라..) 남편은 날더러 퉁박을 주면서.. 먹는 음식을 두고 이상한 생각을 한다며 다시는 여행을 안온다고 엄포를 놓지만.. 어쩌겠어 ?할수 없지..뭐.. 남편 혼자서 실치회 한 접시를 맛있는 초고추장 양념에 버무려 잘도 먹는다;쓱쓱 비벼서 목넘어 꿀떡...ㅎㅎ 실치회는 먹지 못하고 대신 같이 곁들여 나온 반찬종류만 깨작거리며 먹고 있으려니(오이..물김치...당근.. 고구마..) 에이....밴댕이 속 어쩌구 하면서 중얼 거린다. 비는 계속 내리고..그칠 기미가 안 보인다 황사를 씻어줄 비인가....
짧은 여행이 주는 신선함.. 가끔..지치고 힘든 일상을 벗어나서 목적지가 없는 여행을 떠나 보는것도 참 괜찮을듯 하다 번잡한 도심을 벗어나면 가까운 곳에도 얼마든지 쉼을 얻을수 있는 공간이 도처에 널려있기에 화려하고 값비싼 여행이 아닌..작고 소박한 여행은 일상에서 얻을수 있는 최상의 선물인것을..
돌아오는 길에도 비는 여전히 우리와 동행 하였다 차안에서 ..마시는 보온병의 커피 한잔이 주는 그 따스함도 느껴보고..바다와 접해 있는 어시장에 들려 필요한 일용할 양식을 사기도 하고..(건어물) 짧게 마감하면서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비는 언제까지나 동행하는 길 동무처럼.. 그렇게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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