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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깊은 산 속 옹달샘

아침이슬처럼~~~ 2005. 10. 3. 19:46

깊은 산 속 옹달샘
 

  -영화 ‘집으로’를 보고




영화관에 도착하니 보려고 하던 영화는 상영 시간이 지나 있었다.

그냥 발걸음을 돌리기가 아쉬워 영화 포스터를 훑어보았다.

마땅히 마음이 내키는 작품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집으로?

주름살투성이의 할머니와 손자의 사랑이야기라고 써 있다.

‘그래, 액션 보다야 낫겠지’ 하며 별다른 기대감 없이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유명 배우가 출연한 것도 아닌 영화가 이렇게 신선하고 아름답게 행복감을 선사할 줄이야!

정말 깊은 산 속 옹달샘을 발견한 것 같은 상쾌한 감동이 밀려 왔다.

 

산골에 사는 외할머니 댁에 맡겨진 외손주와 벙어리 할머니의 사랑이야기를 통해 번잡하고 바쁜

도시 생활 속에서는 도저히 느끼지 못할 귀한 ‘정(情)’을 알게 한다.

할머니와 손자 사이에 일어나는 작은 에피소드들이 웃음도 주고 눈물도 흘리게 하면서.

 

사랑은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상대방의 마음을 감동시킨다.

말 못하는 할머니의 헌신적이고 꾸밈없는 사랑을 알아차린 외손주의 할머니를 향한 사랑의 표현이 극치를 이루는 것은 초코파이를 건네 줄 때이다.

영화를 보고 나오며 다짐을 했다.

‘초코파이 꼭 보낼 거야!’

먼 곳에 있는 그리운 친구에게 초코파이 다섯 상자를 선물로 보냈다.

‘情’이라며...(그것으로 인해 우리들의 우정은 더욱 깊어졌다)


 

주인공은 깊은 산골에서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살지만 오히려 그 단절된 삶이 우리들의 마음을 잡아끈다.

 

친정어머니에게 드린다는 표현 처럼 우리네 어머니들의 헌신적인 모습과 불편함을 모르고 자란 도시 아이의 투정을 바라보며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되새겨 보게 되었다.

 

 

 

감독이 여자(이정향) 이어서 일까?

평범한 일상을 지루하지 않게 그려냄이 일품이다.

사랑의 위대한 승리에 흘린 눈물이 왜 이리 값지게, 자랑스럽게 느껴지는지...

영화관을 나오며 마음에 고인 옹달샘으로 인해 행복한 부자가  된 나의 발걸음은 날아갈 듯 가벼웠다.

 

 

 

 

 

 

2002년 5월 김진옥


 
가져온 곳: [초록연서]  글쓴이: 시와 이야기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