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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디 아더스) 타인들은 지옥... 유령의 유령 타령^^

아침이슬처럼~~~ 2005. 10. 5. 23:23


 

 

 


디 아더스. 타인들.
과연 누가 타인인가? 그들이? 우리가?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감독의 2001년작. '식스센스'만큼 유명한 반전이 있는 영화지만, 몇년지난 영화 갖고 더이상 스포일러 타령하는 것도 웃기니 다 얘기해도 될것 같다.
많지않은 인물과 닫힌 공간으로도 영화내내 기묘한 긴장함과 극적인 메시지를 선사하는 영화. 특히 니콜 키드먼과 두 아이의 표정연기는 감탄스럽다.


"타인들은 지옥이다". 사르트르의 유명한 말은 이 영화를 설명해주는 코드다. 그 타인들은 눈에 보이는 존재일수도, 눈에 안보이는 존재일수도 있다.  눈에 안보이는 타인들(유령들)도 끔찍하지만, 어떤 면에선 현실의 타인들이 우리에게 견디기 힘든 지옥이다. 그래서 영화는 "공존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 라고 말하는 걸까.


# 거울 속으로


영화는 각각의 '타인들'이 서로에게 보이지 않는 채로 한공간에 공존하는 상황이다. 유령이 유령 타령하는데 알고보니 그 유령이 유령이고, 그 유령이 말하던 유령은 산 사람이고...
그 각자의 타인들은 같은 공간이지만 다른 차원의 삶을 살고 있기에 서로의 존재를 보지 못한다. 하지만 "가끔은 그들이 느껴지기도 한답니다" 라고 하듯이 서로의 존재를 느끼기 시작할때 공포는 조성된다. 우리가 눈에 보이지 않는 감시의 눈길을 문득 느낄때 공포와 분노를 느끼듯이...


그레이스(니콜 키드먼) 가족의 공간 차원은 늘 안개에 휩싸인 저택과 숲과 어두운 실내다. 모호하고 알수없는 안개의 성격. 그 안개속을 유령처럼 떠도는 존재들. 우리의 햇살 밝은 공간이 유령의 안개낀 공간과 겹쳐있을수 있다! '콘스탄틴'에서 현실의 도시 자체가 지옥풍경과 겹쳐있듯이...
어느 장면에서, 안개속의 저택은 정원의 물에 비쳐 이중적 공간으로 화면에 잡힌다. 물에 비친 저택은 실제론 없지만 눈에는 분명히 보이는 가상현실/환상세계다. 그건 거울도 영화스크린도 마찬가지다. 영화 '거울 속으로'에서처럼 거울속에 딴 세상과 존재들이 있고, 그 거울 속엔 또다른 거울이 무한히 중첩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영화 마지막. 영화내내 저택을 에워싸고 있던 안개가 환한 햇살속에 말끔히 걷혔다. 반면 그레이스와 아이들의 모습은 창백한 모습으로 창문속에 비치다 사라진다. 햇살속 현실세계와 안개속 유령세계. 두 세계의 차원이동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화면. 밝은 빛의 세상 이면에 웅크린 어둠과 안개의 세계. 그리고 갈라진 의식의 틈으로 가끔씩 출몰하는 그 존재들.


# 침입자와 주인


그렇다면 무수히 중첩된 공간의 '타인들'은 누가 주인이고 누가 침입자일까. 내가 침입자라고 여긴 타인이 오히려 나를 보고 타인이라고 한다.
"이 집은 우리 거다! 이젠 아무도 우리를 못 쫓아내!" 라는 영화의 마지막 대사. '집'이 우리가 주인인 공간, 이승, 현실세계, 공동체, 지구라면 '타인들'은 그 공간을 침입하고 위협하는 존재들이다.
그레이스는 죄책감에 자기만의 사후 환상세계를 만들어냈지만, 그녀 역시 영원한 타인일 뿐이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주인이라 착각하지만 결국 스쳐가는 타인들이 아닌가.

 

 

 

 

 


 
가져온 곳: [영화가 신화를 만났을 때]  글쓴이: 리언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