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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내 운명

아침이슬처럼~~~ 2005. 11. 21. 09:46
 
너는 내 운명 (You're My Sunshine!, 2005)
공중보건의 / 최성욱
한국/ 멜로/애정/로맨스, 드라마
121 분/ 개봉 2005.09.23
감독
박진표
출연 전도연(전은하)
황정민(김석중)
음악 방준석
국내등급 18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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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표 감독은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영화과를 졸업하고, <그것이 알고 싶다>와 <사건과 사람들>등의 여러 TV 다큐멘터리를 연출한 감독이며, 한국방송대상에서 기획상을 수상하는 등 그 능력을 인정받았다. 2002년 <죽어도 좋아>로 영화감독 데뷔를 하였고, 당시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실제 인물들이 배역을 맡았는데, 그들의 적나라한(?) 정사씬으로 인해 큰 화제가 되었다.
석중은 통장 다섯 개와 소 한 마리가 있지만 언젠가 진실하게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 것이라는 희망을 잃지 않으며 홀어머니를 모시고 열심히 사는 시골 노총각이이다. 그러던 어느 날 스쿠터를 타고 지나가던 다방레지 은하를 보고 한눈에 반한 그는 그녀의 관심을 받기 위해 매일 신선한 우유를 갖다 바치고, 한번도 끊어보지 않은 티켓을 끊기도 하지만, 은하는 그런 석중에게 별 관심이 없다. 하지만 석중이 다른 여자와 맞선을 보는 것을 목격하고 자신도 모르게 질투심을 느끼기 시작하고, 그 후 사고로 인해 병원에 누워 있을 때 옆에서 간호하던 그의 사랑을 이해하며 둘은 결혼하기에 이른다. 무슨 일이 있어도 언제나 옆에서 지켜주겠다는 석중의 지고지순한 사랑과 시어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행복하기만 하던 그녀에게 어두운 그림자가 다가오는데...

본 작품은 <죽어도 좋아>로 사회적으로 커다란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박진표 감독의 2번째 장편이다. 그의 경력이 다큐멘터리 감독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영화는 특별한 기교 없이 (물론 후반부에 큰 사건이 발생하긴 하지만...) 차분히 2시간을 흘러간다. 영상미등의 특별한 테크닉보다 인물 중심의 이야기를 풀어나감으로써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신파멜로를 지향하고 있다. 하지만 영화의 포스터를 비롯해(올해 나온 영화 중 가장 아름다운 포스터!) 영화 시작할 때와 끝 장면에 나오는 눈밭이나 눈이 내리는 광경이나, 중반의 눈꽃 내리는 가운데 두 주인공이 사랑을 속삭이는 장면은 그들의 순백한 사랑을 대변하듯 너무나 아름답다.

주연은 어느덧 우리나라 최고의 여배우로 자리 잡은 전도연이 비운의 여인 은하 역을 맡고 있으며, 올해 한국 영화계의 가장 큰 발견(오래전에 발견한 것일 수도...나만 이제 발견한 건가?)이라 할 수 있는 뮤지컬 배우 출신인 황정민이 몸무게를 부풀리면서 까지 열연한, 우직한 시골 노총각 석중 역을 맡아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다. 음악은 <텔미 썸씽>, <공동경비구역 JSA>, <주먹이 운다>등에서 재능을 보였던 방준석이 맡아 아름다운 음악을 선보인다. 마지막에 흘러나오는 ‘You are my sunshine'은 전도연과 황정민이 듀엣으로 직접 불렀는데 전 세계적으로 350번 이상 리메이크 되었다는 이 곡을 황정민과 전도연이 아닌, 영화상의 두 주인공들의 목소리로 불러 화제가 되었다.
본 작품이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것일 것이다. 약 3년 전 (물론 난 기억도 안 나지만...) 나라 전체가 2002 한일 월드컵으로 열광하던 그때에 AIDS에 걸린 한 윤락녀가 사회적인 복수심에 의해 병에 걸린 채로 윤락생활을 계속 해 왔던 사실이 밝혀져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한다. 바로 이 이야기가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되었으며, 한 삼류 잡지에서 그녀의 남편을 취재한 기사의 제목이 이 영화의 제목이 되었다. 이 영화를 찍기 위해 감독은 이들을 어렵사리 직접 만나 취재하고 같이 생활하면서 이야기를 만들었다. 하지만 그들의 평화스러운 삶을 해치지 않기 위해 그들에 대한 이야기는 더 이상 밝히지 않고 있다. 영화는 실화에서 50%정도만 반영되었고, 나머지에 픽션을 다하여 아~주 슬픈, 전형적인 한국형 신파극을 만들어 냈다. 본 작품의 가장 큰 무기가 ‘실화’하는 소재임은 누구도 부정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개봉직전까지 실화를 소재로 한 것을 비밀로 하였으나 내용이 바깥으로 새면서 상황이 이렇게 된 거라고 감독은 말한다.
영화는 크게 두 편으로 전편은 석중과 은하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코미디로 커버하여 재미있게 이끌어가며, 후편은 사회적 편견으로 인한 그들의 슬픈 사랑을 눈물 쏘~옥 빠지는 멜로물로 만들어 놓았다. 영화는 감독의 역할 뿐 아니라 배우들의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본 작품은 여실히 보여준다. 이 두 배우들은 위에서 말한 것처럼 자신들의 인생에서 가장 훌륭한 연기를 펼쳤다는 것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최고의 연기를 보인다. 전도연은 다방레지로써의 퇴폐적인 모습과 사랑 앞에선 순수해지는 여인을 동시에 표현하며, 황정민은 이 작품 바로 뒤에 개봉된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에서 보여준 연기와는 전혀 다른 배역을 거의 완벽하게 연기하여 보는 이 누구나 그의 사랑에 공감하게 만들고, 그가 눈물을 흘릴 때 관객도 눈물을 흘리게 하는, 최면에 가까운 연기를 펼친다.

중간에 두 배우가 데이트하면서 보는 영화가 허진호 감독의 <봄날은 간다>이다. 유지태의 유명한 대사인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가 이 작품의 가장 큰 모태가 되기도 하는데 이것은 감독 자신이 가장 큰 전략적 채용이자 허진호 감독에 대한 오마쥬다.
영화 자체는 내가 가장 싫어하는 장르인 전형적인 한국형 신파극이지만, 최근에 본 작품 중 (극장 가운데 혼자 앉아서) 가장 눈물을 많이 흘린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