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열기가 도처에 퍼져서...가는 발길 ..머무는곳 어디에도
지천으로 흐드르지게 피어있는 봄꽃들이...
조금씩... 푸르게 변해갈 무렵... 지난 4월의 마지막날...
같이 시골에 내려갈 예정이었던 남편의 일정이 바뀌어서...
급하게 밤에 먼저 내려 갔는데...
시 아버님 생신을 치르기 위해서 였지만 .. 3 일전에 먼저 연락이 왔던것이였다
친구의 죽음..
한국인의 40 대 사망률이 세계 일위 라던가....
남편의 친구가 갑자기 세상의 끈 을 놓아 버렸다
전날밤.. 동네 친구들과 술 한잔 하고.. 잘 놀고.. 음주 가무를 즐겼다던데...
다음날 아침 밥상을 받아놓고 아침밥을 먹다가..
갑자기 어!.. 하더니 그대로 쓰러지더란다
바로...병원으로 치달았는데...
가는 도중 이미 차안에서 ... 그대로 죽어 버린것이었다..
참으로 허망한 죽음이 아닐수 없었다
채.. 50 도 안된 ..아직은 세상을 살아볼만한 나이가 아닌가?.
갑작스런 친구의 죽음에...
반은 넋이 나가더니.. 그길로 시골로 먼저 내려간 남편..
나는..
어차피 아버님 생신도 3일 남았고.회사일도 여의치 않아서
이틀뒤에 가마.. 하고는 남편 먼저 내려간 것이었다
해서.....
회사일을 끝내고 .. 다음날 아침.. 4월의 마지막날이었지...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터미널로 향했다
바람도 선선하게 불었고... .. 혼자만의 여행이라
홀가분 하기도 했다
늘 남편과 함게 자가용을 끌면서 다닐떈
여행 기분도 들지 않았고..그저 그랬는데...
혼자 여행한번 해 본것이 언제 였던지 기억도 가물거린다
조금은 설레이는 마음으로..
터미널에 도착해서
표를 끊기 위해 줄을 섰고 내 차레가 되어
여수행 표를 샀다
그때.. 내 지갑속엔
회사에서 받은 한달치 월급이..(우리회사는 말일이 월급날.^^*)
고스란히 들어있었고 다른 부수적인 모든 ... 내 귀중한 물건들이 있었는데..
무심결에.. 정말.. 아무런 생각없이.. 핸드백을 열어놓고
지갑을 넣었는데..
그리고 돌아서서 표를 확인하는 그 순간이었을터..
시간을 확인하고 돌아서서.. 핸드백에 표를 넣으려는 데..
무언가 이상했다
섬찟한 느낌..
다리가 후들거렸고..머릿속엔 번개처럼 스치는 한가지 생각...
난 정신 없이 핸드백속의 물건들을 죄다 바닥에 쏟아놓고
지갑을 찾아 헤멨다
내돈... 내돈.. 그리고 각종 카드며... 아아! 어쩌나!1
사람들의 시선 따위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참 이상했다..
어쩌면 ..그렇게.. 흔적도 없이.. 느낌도 없이.. 완벽하게 털릴수 있었는지
아득하게.. 오래전 부산역에서의 그 지랄 같았던 느낌이..
세월의 강을 뛰어넘어...다시 큰 공포로 찾아왔다
이일을 어쩌나..서둘러 분신물 센터에 신고 하고..
터미널 쓰레기통은 죄다 뒤지고 다녔다
얼굴도 모를 ..나쁜놈이지만..
그냥 돈만 가져가고 지갑은 쓰레기통에 버리기를.. 그것만이라도.
그랬기를 간절히 원하면서....
하지만.. 내 지갑은 어디에도 없었고..
난 현명하게 대처해야만 했다
곧 정신을 차리고.. 카드사에 연락해서 카드는 모두 분실 신고해서
정지시키고..그리곤
남편에게 전화를 했다
공교롭게도.. 내가 전화를 했던 그 시간에..
남편은 친구의 3일장을 끝내고 화장터에서 그를 막 보내고 있었다고 했다
침울한 상태에서... 칠칠치 못한 마눌에게서의 전화 한통은
불난집에 부채질 하는 꼴이지..
지금 이곳의 상황이 이러하니 나... 이번에 못 내려간다..
아버님껜 잘 말씀 드려라고.. 해 놓고선..
일단은 표를 다시 돈으로 환불 받았고
그 돈으로 .. 집으로 .. 다시 돌아왔다..
당시에..
내 기분이 얼마나 엉망이었고 비참 했는지...
왜 나에게만 이런일이 일어날까?
한두푼도 아니고 월급을 몽땅 털렸으니..
뼈 빠지게 일한 한달동안의 땀은..접어 두고라도..
어찌... 그런식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놈인가..
열심히 일을 하면서 자신의 꿈을 키워가도 모자랄 판인데..
어찌.. 단 1 % 로의 노동도 없이 그런 파렴치한 방법으로
세상을 살아갈까?
알수없는 괴리감에 난 암울했다...
그날 저녁..
텅 빈 아파트에서.. 혼자서 .. 훌쩍이며 잠도 이루지 못하고 있었는데..
남편에게서 걸려온 한통의 전화는
내 답답한 숨통을 조금이나마 트이게 해 주었다
어차피 잃어버린것은 ..할수 없다.. 그놈이 그래도 헤꼬지 하지 않고
돈만 가져갔으니.. 그걸로 다행이라 생각하자
악몽을 꾸었다고 생각하고 그만 잊어 버리고
너무 속상해 하지 말거라
니 몸 안다친게 우선이다..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아버님꼐서 도 내게 전화를 해 주셨는데
같은 말씀을 해 주셨다
그 전화 받고는 또 얼마나 울었는지...
잃어버린 돈도 아깝고 아깝지만.. 인간에 대한 불신은
또 어떠한가
며칠뒤..
남편이 집에 와서..우린 많은 얘길 했는데..
그때.. 내가 돈을 소매치기 당했다는 전화를 받았을땐
그런 생각을 못했는데..
혼자서 운전 하면서 올라오면서 곰곰히 생각해 보니
내 친구 놈이.. 저승길 가면서. 노자돈이 없어서...
우리돈을 가져갔나 보다.. 하고 생각을 했더란다
그도 그럴것이.. 바로 그때..
화장 터에서 막 친구를 보내고 돌아설 때니..
나를 위로해 주기 위한 말임을 분명히 알지만.. 남편의 말을 듣고 보니.
그래! 정말 그렇게 생각하자
그뒤부턴 ..속쓰리고 아까운 맘에서 조금씩 벗어나게 되었는데..
한 20 일 뒤...
서울의 한 경찰서 에서..집으로 보내온 노란 봉투가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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